안녕하세요, 상속 전문 변호사 차형진입니다.
“장례를 치르고 정신을 차려 보니 어머니 통장 잔액이 거의 비어 있었습니다.” 상담실에서 이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대개 말끝을 흐리십니다.
같이 장례를 치른 형제를 의심하는 일 자체가 괴로워서입니다.
반대로 병원비와 장례비를 혼자 감당하느라 어쩔 수 없이 돈을 꺼냈는데 뒤늦게 다른 형제로부터 내놓으라는 말을 듣고 오시는 분도 계십니다.
어느 쪽이든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망 직후 며칠 사이에 벌어진 일이 이후 몇 년의 갈등을 결정한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이 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짚어 보겠습니다.
상속인 한 사람이 단독으로 돈을 찾을 수 있는지, 고인의 계좌를 어디서 어떻게 찾는지, 필요한 서류는 무엇인지, 이미 빠져나간 돈은 되찾을 수 있는지, 그리고 돈을 내준 은행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글 핵심 요약 ① 은행 실무에서는 대체로 상속인 전원의 동의를 확인한 뒤에야 예금을 내주기 때문에 한 사람이 임의로 처리하기는 어렵습니다. ② 고인의 계좌가 어느 금융기관에 있는지는 사망신고와 함께 신청할 수 있는 조회 서비스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③ 이미 빠져나간 돈은 내 상속분만큼 돌려달라고 청구하거나 재산을 나눌 때 정산에 반영해 달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글만 읽으셔도 큰 흐름은 잡히실 겁니다.
다만 빠져나간 돈이 병원비나 장례비처럼 결국 상속인 모두를 위해 쓰인 것인지, 아니면 한 사람이 가져간 것인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고, 그 구분은 이체 내역을 한 건씩 확인해야 가려집니다.
통장 거래 내역을 받아 두셨거나 형제와 이미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시라면 아래 창구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제가 직접 살펴보고 답변드립니다.

상속예금 인출은 상속인 한 사람만으로도 가능한가요?
원칙적으로는 어렵고, 은행에 가 보시면 대체로 상속인 전원의 뜻을 확인하려 합니다.
법 논리만 따지면 예금처럼 금액으로 나눌 수 있는 채권은 상속이 시작되는 순간 각자의 몫으로 갈라진다고 보기 때문에, 자기 몫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은 단독으로 청구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은행이 나중에 다른 상속인으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하는 상황을 피하려 하기 때문에, 상속인 전원의 동의서와 인감증명서 같은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액수가 작은 경우에 한해 간단한 절차로 내주는 곳도 있지만 그 기준은 금융기관마다 달라 미리 문의해 보셔야 합니다.
그래서 형제 중 한 사람이 단독으로 상속예금 인출을 해 온 상황이라면, 절차를 제대로 밟은 것이 아니라 고인 생전부터 알고 있던 비밀번호로 처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인출은 뒤에 반드시 정산 문제로 돌아오니, 편의상 했더라도 사용처를 증빙과 함께 남겨 두시길 권해 드립니다.

고인의 예금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는 어떻게 찾나요?
계좌를 하나하나 찾아다니실 필요는 없고, 여러 금융기관을 한 번에 조회해 주는 제도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사망신고를 하실 때 함께 신청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어 있어, 예금과 대출은 물론 보험과 증권 계좌까지 한 번의 신청으로 목록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권 조회만 따로 신청하는 방법도 있으니 이미 사망신고를 마치셨더라도 늦지 않습니다.
목록을 받으신 뒤에는 각 은행에 거래 내역을 요청해, 사망 직전 몇 달과 사망 직후 며칠 사이에 어떤 돈이 움직였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큰 금액이 한 사람 계좌로 옮겨진 흔적이 보이면 그 자체가 분쟁의 출발점이 됩니다.
반대로 정당한 병원비 지출이라면 내역을 확인해 두는 것만으로 불필요한 의심을 걷어 낼 수 있으니, 다투지 않기 위해서라도 먼저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상속예금 인출에 필요한 서류는 무엇인가요?
기본은 고인의 사망 사실과 상속인이 누구인지를 증명하는 서류, 그리고 상속인들이 어떻게 나누기로 했는지를 보여 주는 서류입니다.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처럼 상속인 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고인 기준으로 발급받아야 하고, 상속인 각자의 신분증과 인감증명서도 필요합니다.
여기에 상속인 전원이 서명한 협의서나 동의서를 갖추면 대체로 지급이 진행됩니다.
형제 중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이 있거나 해외에 계신 분이 있으면 이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는 법원 절차를 통해 나눌 몫을 정한 뒤 그 결정문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검토합니다.
상속을 포기하거나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이 있다면 그 결정문도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서류마다 유효기간이 있으니 한 번에 발급받아 몰아서 처리하시는 편이 번거로움이 적습니다.

이미 다른 형제가 빼 간 돈은 돌려받을 수 있나요?
되찾을 방법은 있고, 크게 두 갈래로 나누어 접근합니다.
하나는 내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당하게 이득 본 것이니 돌려달라고 직접 청구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상속재산을 나누는 절차에서 그 사람이 이미 가져간 금액을 자기 몫에서 차감해 달라고 주장하는 방법입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남아 있는 재산이 얼마인지, 다른 재산까지 함께 정리해야 하는 상황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때 관건은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인데, 병원비나 장례비처럼 상속인 모두가 부담해야 할 비용으로 쓰였다면 그만큼은 정산에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 문제로 다투는 것을 생각하시는 분도 계신데, 친족 사이의 재산 범죄에 관한 규정이 최근 손질되면서 예전의 설명이 그대로 통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개별적으로 검토가 필요합니다.
무단으로 이루어진 상속예금 인출을 다투실 때는 거래 내역과 사용처 자료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먼저라고 말씀드립니다.
돈을 내준 은행에는 책임을 물을 수 없나요?
은행에 책임을 묻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은행이 통장과 도장, 비밀번호 같은 확인 수단을 갖춘 사람에게 정해진 절차대로 돈을 내주었다면, 그 사람이 권한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은행에 책임을 지우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사망 사실을 은행이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지급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다만 사망 신고가 접수된 뒤에도 절차를 소홀히 했다거나, 명백히 권한 없는 사람인 것을 알 수 있었던 사정이 있다면 사안에 따라 달리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은행을 상대하기보다 돈을 가져간 상속인을 상대로 정산을 구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사망 사실을 확인하신 뒤에는 각 은행에 곧바로 알려 계좌를 정지시켜 두시는 것이, 상속예금 인출로 인한 추가 분쟁을 막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이 사건들을 다루며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다툼의 씨앗이 대개 큰 욕심이 아니라 정신없던 며칠 동안의 판단에서 생긴다는 점이었습니다.
급한 병원비를 대느라 꺼낸 돈이 몇 년 뒤 법정에서 추궁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서로 묻지 못한 채 넘어간 며칠이 의심으로 굳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니 지금 해 두실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내역을 확인하고 기록을 남기는 일입니다.
오늘 이 글이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하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형제를 의심하며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셨기를 바랍니다.
차형진 변호사 드림.
이 글은 2026.10.01 네이버 블로그에 처음 쓴 글을 옮긴 것입니다. 법령과 실무는 그 뒤로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지금 상황에는 상담에서 현재 기준으로 다시 확인합니다.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