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속 증여 전문 변호사 차형진입니다.
최근 자녀의 주택 구입 자금이나 사업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가족 간에 돈을 주고받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때 가장 흔하게 하시는 조치가 바로 ‘가족간 차용증 작성’입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양식을 다운받아 대충 금액을 적고 서명하면 증여세 부과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시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종이 한 장 적어두었다고 해서 세무서가 순순히 넘어가 주지 않습니다. 가족 간 차용증을 쓰고도 왜 증여세를 두들겨 맞게 되는지, 실무에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실수들과 이를 방지하는 올바른 이행법을 명쾌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핵심 요약 본질: 세금은 이름표가 아닌 ‘실질’을 봅니다. 가족간 차용증이라는 문서의 존재보다, 실제로 돈을 빌렸고 갚아가고 있는바에 대한 ‘이행 흐름’이 중요합니다. 결정적 실수: ① 자금출처조사 통보 후 뒤늦게 작성(공증을 받아도 이행 증명은 안 됨) ② 법정 적정 이자율(4.6%) 미준수 및 이자의 현금 지급 ③ 제3자 거래라면 불가능한 비현실적인 상환 계획 ④ 원금 상환 내역 전무. 해결책: 반드시 돈이 움직이기 전에 차용증을 작성하고 필수 기재사항(원금, 이자율, 만기, 계좌 등)을 명시해야 하며, 모든 이자와 원금 상환은 정기적인 ‘계좌 이체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1. 세금은 이름표를 보지 않고 ‘실제’를 봅니다
도시락통에 라벨을 붙였다고 해서 안에 든 음동이 다른 것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차용증도 이와 똑같습니다. 종이에 ‘대여’라고 적었다고 해서 그 돈의 성격이 자동으로 대여금이 되지는 않습니다.
과세관청이 보는 것은 종이가 아니라 실제 행위입니다.
실제로 빌릴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갚을 의사가 있었는지, 약정한 이자를 제때 냈는지, 원금을 조금씩이라도 갚아가고 있는지의 전체적인 흐름을 매섭게 들여다봅니다.
즉, 가족 간 차용증의 핵심은 ‘작성’이 아니라 ‘이행’에 있습니다.
2. 과세관청에 덜미를 잡히는 4가지 치명적 실수
첫 번째 실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뒤늦은 작성
이미 돈은 몇 달 전에 건네졌고, 자녀는 그 돈으로 집까지 샀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국세청으로부터 자금출처조사 소명 통보가 오자 그제야 부랴부랴 차용증을 만듭니다. 냉정하게 보면 이는 비 오는 날 우산을 산 게 아닙니다.
이미 비에 다 젖은 뒤에 영수증을 위조해 만든 격입니다. 문서가 있더라도 작성 시점과 돈이 움직인 시점이 맞지 않으면 소명력은 급격히 약해집니다.
공증을 받았다고 안심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공증은 ‘문서가 그날 존재했다’는 사실을 보강해 줄 뿐, 실제로 돈이 오갔고 이자가 정상 지급되었는지까지 자동으로 증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두 번째 실수: 이자 지급의 오류와 ‘4.6%‘의 착각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금전을 무상이나 낮은 이자로 빌려 얻은 이익을 증여로 봅니다. 현재 법이 정한 적정 이자율(당좌대출이자율)은 연 4.6%입니다.
흔히 “연간 이익이 1천만 원 미만이면 증여세를 안 내니, 2억 1천만 원대까지는 무이자로 빌려줘도 괜찮다”는 말이 돌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금전 무상 대출에 따른 ‘이익 계산’에서 과세 기준 미만이 될 수 있다는 뜻일 뿐, 그 돈이 실제 빌린 돈이라는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갚을 돈이었다는 사실은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특히 이자를 현금으로 줬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록이 없는 이자는 없는 이자나 다름없습니다. 가족 간 거래일수록 반드시 날짜, 금액, 명목이 남는 계좌 이체를 활용해야 합니다.
세 번째 실수: 지나치게 여유로운 상환 계획
소득이 그리 크지 않은 30대 자녀가 부모에게 5억 원을 빌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차용증을 보니 만기는 20년 뒤이고, 원금은 만기 일시 상환이며, 이자는 일 년에 딱 한 번 연말에 주기로 되어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계약서 형식을 갖추었지만, 제3자인 은행이나 타인이라면 과연 이런 조건으로 돈을 빌려줬을까요?
가족이기에 조건이 다소 느슨해질 수는 있지만, 그 한계가 고무줄처럼 끝없이 늘어날 수는 없습니다.
상환 능력을 벗어난 지나치게 완만하고 유리한 계획은 사실상 대여를 가장한 증여로 의심받기 딱 좋습니다.
네 번째 실수: 원금 상환의 전무 (결정적 패착)
가장 결정적인 방심은 원금이 단 한 푼도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1년, 2년, 3년이 지나도 원금은 그대로이고, 이자마저 불규칙하게 들어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독촉하지 않고, 자녀 역시 갚을 준비를 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 과세관청은 ‘이 돈은 처음부터 돌려받을 생각이 없었던 돈’, 즉 증여라고 확신하게 됩니다.
대여라면 대여답게 굴러가야 하며, 통장 내역도 문자 메시지도 상환표도 모두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야 합니다.

3. 증여세를 피하는 올바른 가족간 차용증 이행법
가족 간의 대여가 무조건 부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 자식 사이에도 얼마든지 돈을 빌리고 갚을 수 있습니다.
다만 특수관계인이기에 더 촘촘하고 객관적인 증명이 필요할 뿐입니다. 문제를 만들지 않으려면 다음의 순서를 철저히 지키셔야 합니다.
1) 순서 바꾸기: 반드시 돈을 송금하기 ‘전’에 가족간 차용증부터 작성하십시오.
2) 필수 기재사항 명시: 원금, 이자율(원칙적으로 4.6% 권장), 이자 지급일, 만기일, 상환 방식, 지연이자를 명확히 적고 상환에 사용할 서로의 계좌번호를 박아두어야 합니다.
3) 정기적 흐름 생성: 차용증 일정에 맞춰 실제로 이자와 원금을 보내야 합니다. 가능하면 매달 혹은 분기별로 일정한 날짜에 돈이 오가는 이체 내역(흐름)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세금 문제는 내 머릿속의 ‘기억’으로 다투는 게임이 아닙니다.
철저히 남겨진 ‘기록’으로 설명하는 게임입니다. 장부가 없는 가게가 매출을 소명하기 어렵듯, 기록이 없으면 억울하게 제도에 당하게 됩니다.
돈을 빌렸다면 빌린 사람답게 꼬박꼬박 갚는 행동을 보여야 하고, 돈을 빌려줬다면 빌려준 사람답게 받아내는 흔적을 남겨야 합니다.
세금은 여러분의 그럴듯한 문장보다 실질적인 행동을 훨씬 더 오래 기억합니다.
지금 바로 자녀와 주고받은 통장 내역과 가족간 차용증을 냉정하게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2026.07.14 네이버 블로그에 처음 쓴 글을 옮긴 것입니다. 법령과 실무는 그 뒤로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지금 상황에는 상담에서 현재 기준으로 다시 확인합니다. 원문 보기